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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공간

[명언+'찐' 이야기] 거짓말에 대하여

by 지식늘다 2024. 7. 16.
오늘의 명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거짓말을 하려고 한순간, 그 사람은 자신의 인격을 팔고 있다." -괴테

 "The moment a person tries to lie, they are selling their own character."

많은 명언과 위대한 작품을 남긴 대문호 중 가장 유명하고 위대한 독일 작가로 괴테를 꼽을 수 있겠는데요. 제 개인적으로도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분이십니다. 한때 이 분의 시를 밤을 새워 필사한 적이 있었습니다. 시구절구절마다 마음과 정신에 새기고 싶을 정도로 빛나는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분들에게도 추천드립니다.

명언의 주인공인 괴테는 중산층 집안에서 자라나 8세부터 13세에 이르기까지 시를 짓고 첫 시집을 낼 정도로 '문학 신동'으로 불렸습니다. 20대 초반엔 변호사가 되었지만, 문학에 관심이 높았던지라 여러 문인과 교제하고 시나 희곡을 습작하기도 했지요. 

 1772년엔 베츨라르에서 새로운 친구, 캐스트너의 약혼녀에게 첫눈에 반하고 맙니다. 그 후, 고향 암 마인으로 돌아가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친구가 자살했다는 비보를 전해 듣고, 이 소식과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4년)을 발표하고 유명세까지 얻게 됩니다.

 1775년 바이마르로 이주한 괴테는 군주 카를 아우구스트가 맡긴 국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합니다. 그러나 문학에 대한 갈증이 남아 있어서 10년 만에 관두고 이탈리아로 여행을 갑니다. 그곳에서 고전적인 작품에 심취하여 고전주의적 예술관이 확립되었지만, 그의 내면세계를 이해하지 못한 친구와 결별로 긴 고독을 겪습니다.

 다행히 독일 문학의 거장 실러와 친분을 쌓으면서 서로의 작품에 대해 격려와 독려를 하고 지지를 얻습니다. 그 후, <크세니엔>(1795년)부터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1796년)까지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합니다.

그 뒤로 1805년 실러가 46세로 사망하자 큰 충격에 휩싸입니다. 그 후 창작활동을 왕성하게 이어오다가 1825년에 <파우스트> 제2부를 집필하고 6년 뒤 탈고까지 무사히 마칩니다. 그러나 이 원고를 자신의 사후에 발표하도록 주변에게 지시한 후, 이듬해 1832년 3월에 83세의 나이로 사망하여 영원한 지기, 실러 곁에 머물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괴테의 일대기였습니다. 잠시나마 짧게 엿보았는데요, 그의 삶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문학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표현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 열정을 마음에 깊이 새기며 그럼 짧게나마 그의 명언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한 지방에 평범한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 청년은 여느 다른 사람보다 더 꿈 많고 열정이 넘쳤습니다.

 어느 날 작은 지역신문에 중소기업의 CEO와 그의 아들이 나란히 함께 찍은 사진이 나왔습니다. 사진 속 부자 중 아버지는 희끗희끗한 앞 머릿결을 뒤로 넘긴 준수한 외모에 마음 넉넉한 웃음을 짓고 있고, 그의 옆엔 아버지를 빼닮은 아들이 함박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사진 옆 헤드라인은 굵은 글씨로 매우 강조되어 있었고,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미다스(Midas)의 손을 가진 창업가와 그의 아들, 이들의 혁신에 주목하라'

우연히 신문을 접한 청년은 신문 속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사진 속 CEO 아들의 얼굴이 자신과 너무 닮아있었습니다. 마치 형제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충격은 며칠 동안이나 이어졌습니다.

 하루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의 사장과 얘기를 나누던 중 사장이 가족관계에 대해 물었습니다. 청년의 가정은 유복하진 않지만 평범한 여느 가정과 같았습니다. 다만, 청년이 생각하기에 그의 가족은 대외적으로 내 새울 만한 특장점은 없었습니다. 청년은 사장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사실 저희 아버지와 형이 이 지역 신문에 크게 났었어요."

사장은 평소 아침마다 신문을 꾸준히 읽어 왔던 터라, 청년의 말을 끝으로 며칠 전 읽었던 헤드라인과 사진을 기억해 냈습니다. 금세 눈빛과 표정이 달라진 사장은 환하게 웃으며 청년의 등을 토닥였습니다.

"아니, 이런 얘기를 진작에 왜 하지 않았나? 그러고 보니 자네 형과 많이 닮았군, 그래."

그 후, 사장은 청년을 전과 다르게 대했습니다. 지저분한 화장실 청소는 물론 주방의 설거지와 잔심부름은 다른 아르바이트생에게 넘겼습니다. 전과 바뀐 대접에 청년은 내심 놀랐지만,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습니다.

사장의 달라진 대접은 청년의 태도에 꽤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청년은 다니는 곳마다 자신의 형과 아버지 얘기를 심심치 않게 내뱉었고 주변 사람들은 놀라움에 더해 청년을 다르게 바라봤습니다. 이 맛을 느낀 청년은 날이 갈수록 위풍당당해졌습니다.

급기야 청년은 주변 사람들의 신용을 이용해 돈을 계속 빌렸습니다. 돈을 빌려준 주변 사람들은 청년의 뒤에 혁신의 아이콘인 CEO와 그의 아들의 존재를 떠올렸습니다. 청년은 그 돈으로 처음엔 도박을 했습니다. 몇 번 말아먹은 뒤, 도박이 뜻대로 되지 않자, 심리적 위안과 도피처로 마약에 손을 댔습니다. 마약은 꿀 같은 달콤한 환상을 제공했고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그의 정신을 조금씩 조금씩 갉아먹었습니다.

마약에 찌들 대로 찌든 청년은 몸과 정신이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청년에게 돈을 빌려주었던 주변 사람들은 더 이상 청년에게 돈을 받을 희망이 없어 보이자, 바로 CEO와 그의 아들을 찾아갔습니다.

CEO와 그의 아들은 크게 놀랐습니다. 자신을 찾아온 낯선 사람들이 갑자기 청년의 이름을 운운하며, 더불어 그가 빌린 돈을 당장 갚으라고 아우성치기까지 했습니다. 눈앞에 벌어진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진 CEO는 정신을 가다듬고 자신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제발 진정들 하시오. 당신들이 말하는 그 청년은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소. 당신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단 말이오. 다만, 계속 이렇게 찾아와서 우리를 괴롭힐 작정이라면 나도 가만있질 않겠소."

자신의 말을 듣고도 진정이 안된 사람들의 모습을 본 CEO는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습니다. 그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청년과 CEO 사이에서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방법을 달리해 법의 저촉이 안되는 거리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시위를 대대적으로 벌였습니다.

그들의 시위 모습을 창문 너머로 바라본 CEO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아무래도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할 듯싶었습니다. CEO는 그의 아들에게 청년의 거짓말을 세상에 드러내도록 지시했습니다.

며칠 후, 신문에는 청년의 모습이 대문짝만하게 실렸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굵은 글씨로 다음과 같은 헤드라인 기사 한 줄도 실렸습니다.

'OOO씨, OO기업의 CEO와 DNA 대조 결과, 친자 관계 관련 無!'

경찰은 어느 허름한 모텔에서 청년을 찾아냈습니다. 그는 나신의 상태로 마약에 취해 몸조차 가눌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은 주변을 수습하면서 그의 옆에 놓인 주사기 무더기를 발견하고 그를 구급차에 실었습니다. 그리고 이내 구급차는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멀어져 갔습니다.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어떠셨나요? 주변의 거짓말 사례는 이 경우 말고도 다양하게 있습니다. 거짓말의 크기 또한 다양하지요. 작은 거짓말부터 더 이상 수습을 할 수 없을 만큼의 커다란 거짓말까지. 게다가 이런 말도 존재합니다. 선의의 거짓말, 악의의 거짓말. 화자가 어떤 의도로 하느냐에 따라 거짓말의 이름이 달라지는 경우도 상존합니다. 우리는 거짓말에 도덕적 잣대를 날카롭게 들이댈 수 있을까요?

 


- 이 글을 무단 전재 및 복제하는 것을 사양합니다. 다만, 읽고 난 뒤 다양한 생각과 감정, 공감은 겸허히 수용하며 표현까지 해 주신다면 감사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 위의 그림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